하나님의 이름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가게 된 해외선교를 필리핀 보홀 땅으로 가게 될 줄 몰랐습니다. 국내선교는 몇 번 갔어도 해외선교는 갑절의 시간과 더 많은 비용과 열정을 쏟아야 하기에 먼 미래에나 가능할 줄 알았던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전트립에 정확하게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었고, 준비부터 모든 과정과정이 하나님께서 강하게 역사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리더였던 원재성 목사님이 사역지를 이동하시게 되고, 하나님은 선교사역에 특화되신 윤혁 목사님과 유나 사모님을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우리 열 세명은 모두 주님께서 주신 각자의 달란트로 멋진 팀을 이루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중보기도팀이 세워지고 온 성도들이 합심하여 비전트립을 위해,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 뜨겁고 깊은 기도들이 쌓여갔습니다. 중보기도의 힘은 실로 놀랍습니다. 비행기 타기 전날까지 우리팀 모두를 안전하게 보호하시고, 오로지 선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러나 첫날부터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영적 싸움이 시작되었고 부강이가 복잡한 절차를 밟고 비행기 이륙 오분전에 아슬아슬하게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 안에는 영상화면도 없는데다가 잠도 오지않고 책도 가져오지 못한 나는 그 시간을 기도에 집중하였습니다. 하나님과 깊이 교제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밤 늦은 시간 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오신 선교사님 부부와 만나고 짐들을 챙기는데 마지막으로 하주와 선빈이 나오지 못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식재료로 인해 잠시 붙잡혀 반찬을(유나 사모님이 정성스레 준비한 맛있는 계란장조림) 빼앗기고 나오는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많은 선교물품을 지켜내고 벌금도 물지않아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선교사님 차와 봉고 총 두 대에 몸을 싣고 한시간쯤 달려 선교센터에 도착했고, 어른들 네 명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기 위해 사갔던 유심칩을 끼워 넣었는데 사역에 더 집중하라는 하나님 뜻이었는지 작동하질 않았습니다. 대충 짐정리를 마치고 씻고 나니 새벽 두시가 되었고, 다음날 7시부터 일정을 시작해야 했기에 빨리 잠들어야했지만, 닭들이 엄청 크게 울어 잠을 설치고 쉽사리 잠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두시간 정도 푹 자게 하시고 아침 큐티시간에 서현이와 하주가 얘기한 것처럼 피곤치 않게 하심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방에서 창 밖으로 보홀의 멋진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교제하게 하심 감사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1층 식당으로 내려가니 멋진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망고와 맛있는 샐러드, 빵, 치즈, 계란, 잼을 조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현지 과일인 망고는 두말하면 잔소리로 너무나 맛있어서 아이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귀한 대접에 정말 감사했고, 먹고 있는 와중에 필리핀 아이들이 속속 교회로 도착했습니다. 필리핀 아이들이 우리 청년들과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주었습니다. 그저 웃어주기만 해도 너무 행복해하고 함박웃음을 지어 주었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너무 예쁜 필리핀 아이들이 우리 팀 아이들에게 정말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점심준비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정말 많은 아이들이 왔었는데 준비시간이 부족하고 우왕좌왕 소통이 잘 안되는 상황에 준비해간 공연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다가 중간에 학교수업을 들으러 다시 가야한다고 해서 급하게 아이들 전도집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해주려고 가져간 판박이 스티커며 풍선이며 하나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은 말씀사역에 집중하셨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것 하지 못해 저도 아이들도 조금 아쉬워했지만, 선교사님의 말씀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정방문을 하러 다니는데 하나님은 갑자기 장례를 치른 가정에 방문하게 인도하셨습니다. 그 가정은 시실리아 성도님 가정이었는데 영접하신지 얼마안된 초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웃들의 온갖 조롱과 비난 가운데에서도 신실하게 예배드리고 믿음을 지키는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은 시실리아의 남동생이었고, 친척들 세 명과 함께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며 기도드렸습니다. 원래는 잠시 들러 위로하고 가시려했으나, 하나님은 선교사님을 통해 장례가정에 말씀을 선포하게 이끄셨습니다. 세 가지 죽음에 대해 설교하셨고, 영적인 죽음, 육체적 죽음, 영원한 죽음을 통해 진리의 말씀을 전하시고 세 명의 친척이 영접기도하며 구원받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토록 한국땅에서 기도했던 영혼이 시실리아 가정이었음을, 하나님이 시실리아의 믿음을 보시고 그녀의 가정을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를 보내셨음이 너무나 놀랍고 감동이었습니다. 친척 중 한 분은 왼쪽 눈을 실명한 시각장애인이셨는데 술담배냄새가 많이 나고, 옆에 앉았던 내게 돈 좀 달라고, 담배 좀 달라고 내게 계속 말했습니다. 작년부터 장애인을 섬기는 일을 하다보니 전혀 불편한 마음이 없고 오히려 긍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베드로가 한 말씀이 생각났고, “I have no money, I have no cigarette. But I have the name of Jesus! You have to the name of Jesus. God bless you, I will pray for you!” 라고 그분께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의 눈빛이 달라졌고 제게 감사하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선교센터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다시 나가서 몇 팀으로 나누어 가가호호 다니며 다음날 있을 여성초청전도집회를 안내하고 전도를 다녔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이며, 찾아간 집집마다 필리핀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연습해간 필리핀어 “앙디오스 나이국마 까니모!”(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를 외칠 때마다 감사해 했습니다.
저녁엔 시실리아 가정에서 구역예배를 드리고, 우리가 준비해간 필리핀 찬양을 올려드렸습니다.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우리가 가져간 로제떡볶이와 빵을 함께 먹었습니다. 늦은 시간 교회에 도착하여 자기 전 오늘의 은혜를 나누며 각자의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오전에 아이들이 일찍 돌아가야 해서 준비한 공연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많이들 말했지만, 선교는 우리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며, 현지 상황에 맞게 하나님이 이끄시는대로 가는 것임을 경험 많은 유나 사모님의 입술을 통해 깨닫게 하셨습니다. 대부분 처음 접하는 선교였지만, 다년간의 오랜 경험과 다양한 은사를 받으신 유나 사모님을 통해 단번에 제대로 배우고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특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1)온전히! 2)즉시! 3)기쁘게! 하는 진정한 순종을 훈련하게 하심 감사했습니다.
수요일 첫 사역인 여성초청전도집회는 어제의 우왕좌왕은 없고 정확한 역할분담과 원활한 진행으로 형통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전날 선교사님께서 20~30분 가량의 게임 진행을 부탁하셔서 공연이 끝나고, 여자들은 뒤쪽에서 K-뷰티(마스크팩,네일케어)를 준비하고, 나와 남자아이들은 필리핀분들과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뭔가 대단한 게임도 아니었는데 수건돌리기만 해도 너무 즐거워하시고 재밌어하시니 참 감사했습니다. 한국말로 내가 말하면 선우가 영어로 통역하고, 다시 현지 전도사님 버날드가 필리핀어로 통역해주어 혼자였으면 못했을텐데 이번 선교는 참 여러가지로 청년들에게 많이 도움받고 의지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또 신기하였던 것은 이 날 아침에 우리끼리 아침큐티했던 말씀이 다음세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여성도집회 때 선교사님 말씀내용이 다음세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엄마들에게 자녀들을 위해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고 “You can’t control your children!” 사춘기 아이들 우리가 다룰 수 없다고 하나님이 하셔야한다고 말씀을 선포하시는데 사춘기 아이를 둔 제 가슴에 팍팍 와닿았습니다.
오후에는 경찰서 두 곳을 방문하였는데, 먼저 간 곳은 구치소에 죄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알고보니 선교사님은 그곳 경찰서장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내고 계셨고, 경찰서장님은 그 곳에 복음이 전파되고 올해들어 한 명의 죄수도 없었다고 하나님께, 선교사님께 감사해 하셨습니다. 말씀사역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계셨고 종종 교회에 오셔서 강의도 해주시고 교회 행사 있을 때 경찰분들과 같이 와서 안전하게 지켜주신다고 해서 너무나 감동이었고 감사했습니다.
두번째 간 경찰서에는 3명의 죄수가 있었는데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시다가 갑자기 현지 전도사님 버날드에게 간증을 시키셨습니다. 버날드도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심한 컴퓨터 중독에 집에만 틀어박혀 폐인처럼 살다가 예수님 영접하고 거듭나서 지금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고 죄수들에게 예수님 영접하고 자신처럼 다른 인생을 살라고 말했습니다. 죄수들은 크게 공감했고 선교사님을 따라 기도하며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경청하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아이들이 보기에도 예수님을 만난 것 같다고 확신했습니다. 그 분을 통해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주위를 변화시키게 하실 것을 생각하니 하나님이 행하실 일이 너무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저녁엔 마을잔치초청집회를 롤라 트로피아 성도 집에서 했는데 가난한 동네치고는 비교적 잘 사는 꽤 넓은 집이긴 했지만 백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했습니다. 준비해간 로제떡뽁이, 밥, 불고기, 감자스튜, 된장국, 콜라, 한국반찬 등 50-60인분정도를 준비해 분명 우리는 못먹겠다 생각했는데 다 나눠주고 심지어 많이씩 퍼갔는데 마지막에 남은 우리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실제로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아이들 선물을 오십개를 챙겨갔는데 하나씩 나누어주었는데 남김없이 주었으니 아이들만 오십명이 넘었고 어른들이 삼사십명, 우리 스텝들이 이십명, 진짜 백명이 넘었는데 말이지요. 또한 내 짧은 생각으로 밥을 먼저 먹으면 밥만 먹고 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도 가지 않았습니다. 밥을 다먹고 다닥다닥 붙어앉아 여기저기 막 붙어서서 같은 언어로 하나되어 찬양하는데 너무나 기뻤습니다. 천국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민족들이 한 언어로 찬양을 하고 있겠구나 생각되어졌습니다. 좁은 무대였지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을 즐겁게 보여주고, 윤혁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고 선교사님이 쌀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여기서 또한번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보통 쌀 나눠줄때 한줄씩 서서 배급해주거나 하는데 성도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앞으로 나오게 하셨습니다. 오늘 처음 온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안온 장기결석자들, 아이들만 나오다 처음으로 부모가 나온 가정, 한 가정씩 불러 근황과 안부를 물으며 쌀을 주셨습니다. 내 눈에는 비슷해보이는 필리핀 분들의 이름을 기억하시는 것만도 놀라웠는데 그 가족들 이름이며, 집 위치, 가정형편과 기도제목 등 모르는 게 없으신 게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네비게이션도 없이 그 넓은 동네를 성도들의 집을 찾아다니시는 것이 신기하여 비결을 여쭈었더니 기도를 정말 많이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하나님이 필요한 은사를 반드시 주신다고 하셔서 정말 도전이 되었습니다. 끝나고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집 밖에서 잠시 기다리고 집 안에 아픈 병자 두명이 기도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 윤혁목사님 부부, 윤미집사님과 나 이렇게 6명이 아픈 곳에 손을 얹고 합심하여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하여 뜨겁게 하나님이 역사하셨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만지시는게 느껴져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떨렸습니다. 교회로 돌아가는 길에 소감을 말했더니 얼마전에는 학교에서 한 아이에게 귀신이 들려 아이들을 칼로 해칠 뻔 한 일이 있었는데 몇번을 심방하고 기도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그 뒤에는 온 식구가 예수님 영접하고 예배하며 아버지의 사업을 축복하셔서 재정이 차고 넘치게 되어 하나님께 너무 감사해하며 트럭을 사다 주일날 아버지가 직접 운전하여 성도들을 실어나르는 봉사를 하신다고 하였습니다.
한번은 어느 주일날 갑자기 성도들이 한명도 오질 않아 무슨일인가 하여 찾아갔더니 마을끼리 큰 싸움이 나서 성도들이 마음이 상해 있었다고, 부자동네아이들이 가난한 동네 아이들에게 교회에서 뭐 주니까 가는 거 아니냐고 비난하고 조롱하여 아이들 싸움이 급기야는 어른들 싸움이 되어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두 동네를 찾아다니며 말씀을 전하고 마음을 위로하며 기도해주시고 결국엔 두 마을이 화해를 하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선교사님은 공연을 인상깊게 보시고 원래는 투어일정인 금요일 오전에 교도소에서 공연을 부탁하셨습니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교도소에서 찬양을 하고 공연을 하였습니다. 가기전엔 아이들도 그렇고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바로 옆에 가까이 있는데도 무섭기는 커녕 눈 마주치고 서로 웃어주고 말씀들을 땐 같이 공감하며 한 청년은 말씀들으며 울기도 하였습니다. 함께 박수치고 노래하며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니엘이 사자굴에 들어갔을 때 지키신 것처럼 우리를 보호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여자죄수들이 단체로 나와 부른 찬양은 너무 감동이 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찬양이 울려퍼지니 바울과 실라가 감옥에서 찬양했던 게 상상이 되고 이 많은 죄수들이 구원받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을 기대하며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놀라운 것은 교도소 가는 길에 선교사님 차에서 윤미집사님이 비전트립 책 안에 악보를 보다가 “어? 이상하다. 이게 왜 보이지?” 하면서 악보의 작은 글씨가 안보였었는데 갑자기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선교사님이 여기서는 종종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하시면서 저번에 오셨던 70대 남자 집사님이 한쪽귀가 원래 안들리셨는데 선교 끝나고 한국에 가는길에 귀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연락이 왔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시력이 좋아져서 안보이던 악보의 작은 글씨가 보이는 놀라운 축복을 받았습니다. 선교일정 내내 크고 작은 기적들은, 주님의 역사하심은 계속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일하심이 사역하는 내내 느껴져 놀라웠고,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고 서로간에 화목하게 잘 지내주어 기뻤고, 주께서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며 열정을 다해 영혼들을 섬기시는 선교사님들을 만날 수 있게 하심에 감사했고, 윤혁목사님,유나사모님,윤미집사님과 청년들이 서로의 은사를 마음껏 발휘하며 협력하여 함께 동역할 수 있어서 참으로 든든하였습니다.
선교는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일상에서 주님과 긴밀히 교제하며 늘 기도하고 믿지않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주의 영광 나타내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