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의 안식월 중에 한 번의 주일은 태국 방콕의 현지인 교회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주일날 우리 교회에서 하는 설교와는 사뭇 다른 시간이었습니다.
현지인들과 아이들이 참석한 예배 시간에 한국어로 설교하면 선교사님이 태국어로 통역을 합니다.
그리고 태국어와 몽족어를 할 수 있는 베트남 몽족 학생이 몽족어로 통역을 합니다.
그 교회에는 몽족 사람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설교를 준비해서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이 조금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두 번의 통역을 해야해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미리 원고를 선교사님께 드려서 태국어와 몽족어로 번역을 좀 해놓았습니다.
미리 원고를 주어서 어떤 맥락의 설교를 하는지를 파악하고 통역을 잘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몽족어를 하는 학생이 태국어와 몽족어를 자유롭게 통역하는 것을 아직은 어려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떠오르는 감동과 은혜를 전하는 것에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설교하면서 받는 감동와 은혜와 통찰을 원활하게 전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미리 준비한 원고에만 묶여서 설교를 하다보니 꽤나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통역을 거치다보니 시간이 많이 모자랐습니다.
30분의 설교를 준비했다면 1시간30분으로 설교가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분도 안 되는 설교를 준비해서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게 설교를 마치고서 아쉬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교제하고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서울광염교회가 세운 예수로광염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예수로광염교회는 박주광 목사님이 작년 11월에 의정부에 개척한 교회입니다.
그리고 지지난 주일에는 제주도 푸른열매교회에 가서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두 번의 예배를 통해서 다소 기대감과 설레임이 느껴졌습니다.
예배를 드린다는 기대감과 어떤 설교를 듣게 될 것인가의 설레임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내내 그런 흥분되는 마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해야하는 삶을 살아온 목사로서 느끼는 신선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이 주일에 예배당에 오면서 이런 마음으로 찾아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배의 기대감과 설교에 대한 설레임을 가지고 오는 성도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미국에서 1년 안식월을 가질 때도 느꼈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자동차로 1시간 이상을 달려서 찾아간 주일예배 때에 은혜와 감동을 받지 못했을 때의 허탈감과 분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멀리까지 예배와 말씀을 사모해서 왔는데 별로 와닿지 않은 설교가 나를 화나게까지 했었습니다.
물론 설교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청중의 잘못도 있겠지만,
그때 하나님께서 내게 그런 말씀을 마음에 담아주셨습니다.
아니 무거운 망치로 뒤통수 한 대 세게 맞은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너는 성도들 화나게 하지 말아라'
'너는 성도들 그냥 돌려보내지 말아라'
세상 속에서 힘들고 어렵게 살다가 은혜와 말씀을 찾아온 성도들을 그냥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깊이 했습니다.
물론 은혜를 내가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통해서 하나님은 은혜를 흘려보내시는 것이지요.
이번 안식월은 내게 다시 설레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 제주 푸른열매교회 예배 모습과 목사님 부부